결국 이번에도 두 달치 회고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12월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 그래도 약간은 변명을 해보자면, 개인적으로 준비하던 대회가 있어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또 회사에서 슬슬 제품 재출시를 위해 달려가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근이 많아졌고, 원래 하고 싶었던 일들은 자연스럽게 뒷전이 되어버렸다. 아쉽지만, 그만큼 또 얻어간 부분이 많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잘하면 될 것이다.
🖥️ Computer Science: 전공 챙기기
- 원래 네크워크 개론 책을 보기로 했었는데, 거의 보지 못했다. 이 책은 산지 2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는게... 나 자신에게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분명 9월부터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한 글자도 안봤다니...
- 대신 그만큼 다른 걸 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 Mathematics
- Wesleyan University 에서 진행하는 Introduction to Complex Analysis 강의를 무사히 마쳤다.
- 마지막에 있는 Final Test 가 별로 어렵지 않았다. 애초에 강의 내용에서 증명이 많이 빠져있고 기본 개념만 소개하는 수준이라 문제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아마 다시 공부해야 할 듯 하다.
📚 독서: 교양을 쌓아요
좀 이것 저것 읽은 느낌이다. 이번에도 종교 관련 서적을 약간 읽고, 소설도 읽어봤다.
- 어떻게 살 것인가: 남자가 세상에서 하나님의 뜻대로 산다는 것, 패트릭 몰리
- 순전한 기독교, C.S.루이스
- 보통의 질문들, 조재욱
- 그림으로 이해하는 AWS 구조와 기술, 오가사와라 시게타카
- 양자 컴퓨터 원리와 수학적 기초, 크리스 베른하트
-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이치조 미사키
- 결혼 전에 꼭 알아야 할 12가지, 게리 채프먼
- 정말 제가 사랑스럽나요?, 젠틀 위스퍼
AWS 책은 거의 아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왠지 실무를 하다가 못 보고 지나쳤던 부분이 있을까 싶어서 다시 읽어봤다. 실무에서는 사용하는 서비스만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회사에서 AWS 권한을 관리하다 보니 IAM 관련해서는 잘 알게 되는 느낌이다.
양자 컴퓨팅 책도 꽤나 재미있었다. 원래는 회사 엔지니어 세미나 발표를 위해 (그리고 개인적인 흥미 - 2019년에 양자 컴퓨팅 과목을 수강 하려다가 취소한 적이 있다) 읽기 시작했는데, 수학적인 내용이 많고 물리학에 대해서도 약간의 사전 지식이 필요할 것 같아서 발표 주제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재밌어서 끝까지 읽었다. 사실 완벽하게 이해는 아직도 못 한 것 같아서, 많은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고 아무튼 중첩과 얽힘을 적절하게 사용해 계산 시간을 단축한다는 것 정도...? 나중에 제대로 공부할 날이 오겠지...
🎉 HDCON 2021
회사 분들과 해킹방어대회에 나갔다. 원래는 CTF 느낌이라는데, 올해에는 아이디어 제안서를 바탕으로 평가했다. 총 3가지 주제가 있었고, 그 중 우리 팀이 선택한 주제는 [클라우드 보안 아키텍처 설계 및 운영 방안 수립] 이었다.
회사에서 AWS 클라우드를 깊게 사용했기 때문에, 이 주제가 우리에게 정말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해서 나가게 되었고, 회사에서 AWS 클라우드 환경을 새롭게 구축하고, 또 이를 운영했던 경험을 10 페이지 분량의 제안서에 잘 녹여냈더니 결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결선에는 주제 별로 3개의 팀이 선정되었다.)
결선에서는 제안서 내용을 바탕으로 10분 정도의 짧은 발표를 해야 했는데, 나는 열심히 발표 자료를 만들고 발표는 다른 팀원 분께서 담당해 주셨다. 보안 전문가 분들과 중소기업의 CISO 분들 앞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발표할 수 있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자리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런데 최우수상 위에 대상이 있다 ㅠ)
11~12월 동안 이 대회 준비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 회사 업무와 병행해야 하는 부분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야근도 많아지고, 일찍 출근하기도 하고 그랬다. 열심히 준비했던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했는데, 대상을 받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결선 진출이 확정된 이후, 결선 진출 팀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명회가 있었다. 그 때 문제의 출제 의도와 어떤 부분을 좀 더 보완해서 발표하면 좋을지 주최 측에서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다. 예를 들어, “사람이 적고 전문 지식이 부족한 중소기업에서 어떤 식으로 클라우드 환경을 구성해야 보안도 향상되고 운영이 잘 되는가?” 와 같이 현실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제안서 내용에서 출제 의도와 관련된 부분을 골라내 발표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는 식으로 발표를 준비했었다.
결선 당일, 막상 발표를 하고 나니, 출제 의도와 관련된 피드백이 전혀 없었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도 중소기업이고, AWS 클라우드 환경을 나와 다른 팀원 분까지 총 2명이서 관리하고 있는데 큰 무리 없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발표를 통해 전달하려고 노력했는데, 그게 잘 전달이 안 된 것 같다. 사람이 적어도 운영 가능하고, 전문 지식도 필요 없어서 쉽게 운영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오히려 발표에서 다루는 범위가 얕고 넓어졌으며, 기술적으로도 수준이 높지 않다고 판단 하셨나보다. 아쉽게도 대상은 결국 다른 팀이 가져갔다. 왠지 지나치게 출제 의도에만 초점을 맞춰서 최고의 결과를 얻지 못한 것 같아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대상이 장관상이었기 때문에 좀 더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KISA 상을 받았으니 이것으로도 만족하고, 회사의 위상을 높인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참고로 팀 이름은 SQUID (Security Qualifications for User Information Defense) 였다. ㅋㅋ 올해 오징어 게임이 핫 포테이토였지...
기회가 된다면 제안서의 내용 중 일부분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정리해도 괜찮을 것 같다. 어차피 제출한 제안서는 다른 중소기업의 보안 관계자 분들이 참고하실 수 있도록 외부로 공개될 수 있다고 했다.
🎹 피아노: 분주한 일상 속 쉬어가기
솔직히 말하면 대회 준비하느라 야근이 잦아져서 평일에는 피아노 칠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주말에는 고정 일정이 생겨서 연습을 거의 안한 채로 레슨을 이어가고 있었다.
체르니 50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고, 쇼팽 소나타 3번 4악장을 연습하고 있다. 손이 작아서 너무 치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또 하다 보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소나타 3번 완곡하는 그날까지..!
그리고 12월에는 선생님께서 12월 말에 예술의 전당에서 연주회가 있으셔서 연주회 준비를 위해 레슨을 쉰다고 하셔서 레슨은 받지 못했다. 혼자 연습할 계획이었으나, 연습실 원장님 (선생님과는 다른 분이다)께서 레슨을 쉬고 있으니 연습실 사용료를 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그냥 회사 피아노로 연습하기로 결정하고 연습실에 있던 나의 모든 악보를 들고 나왔다. 다시는 거기로 안 간다는 마인드.
원래 그 연습실은 레슨을 받으면 연습실 사용은 무제한인데, 원장님이 직접 하는 레슨도 아니고 외부에서 선생님을 모셔온 상황이다 보니, 이 일 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도 약간의 차별을 받는 것 같아서 좀 실망이 컸다. 그랜드 피아노에서 레슨 받게 해주시겠다고 했는데 정작 실제로 그런 적은 몇 번 없었고, 선생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장님 통해 해야 했어서 중간에서 오류가 발생해서 좀 큰일 날 뻔 한 적도 있었다.
며칠 전 선생님께서 연주회를 하셔서 다녀왔다. 연주회를 마치고 인사 드리는데, 오히려 선생님께서 연습실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따로 개인적으로 레슨 하는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정말 감사했다. (사실 이력이 화려하신 분인데 애초에 레슨을 해주시는 것부터가 매우 감사한 일이다...) 선생님께서 1월에는 독일에 계실 예정이라, 2월에 다시 뵙기로 했다. 다니던 연습실은 진짜 안가야지 이제...
연주회에서는 선생님께서 소나타 2, 3번을 둘다 연주해 주셨다. 3번은 내가 레슨 받는 작품이기도 하고, 레슨 받을 때 한 번 쳐달라고 부탁드려도 피아노가 좋지 않다며 거절하셨는데 ㅋㅋㅋ 직접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서 매우 행복했다.
추가로 회사 분들이랑 서울시향에서 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도 보고 왔다. 합창단이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조금 아쉬웠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인 듯.
여담
- 대회 상금의 1/3을 받았다. 이는 그대로 맥북 프로 14인치 구매에 사용되었다. 지금 이 글도 새로운 맥북에서 쓰고 있는 것이다. 내 돈 내고 사보는 노트북은 처음이고, 이렇게 고가의 제품을 사보는 것도 처음이다. (학생 할인 받고 AppleCare+ 까지 해서 대략 340만원)
- 맥북을 구매하여 애플 세트(?)를 완성 했다! 맥북, 아이패드 프로, 아이폰, 애플워치, 에어팟!
- 다른 분께서는 상금으로 아이패드 프로 12인치를 구매하셨다 ㅋㅋㅋ 아이패드를 위해서 대회 참가하셨다고 농담으로 말씀하실 정도.
- 11월 1일부터 여자친구 교회에서 하는 40일 특별 새벽 기도회가 있었는데, 열심히 참가해서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노션에 쭉 정리했다. 매일 같이 새벽 4:45 에 일어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온라인이라서 함께할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는 매우 풍요로운 기간이었지만, 부작용으로 피곤한 몸을 얻었다. ㅠㅠ (근데 이와 겹쳐진 야근은 진짜 헬이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기도 했는데 어찌어찌 잘 참았다...)
-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를 예약 구매 해서 플레이를 해야 하는데, 지금 게임이 출시한지 1달이 넘어갔는데도 엔딩을 못 봤다. 그 정도로 바빴다는 얘기다. 와중에 회사 분들께서는 언제 엔딩 보냐고 빨리좀 하라고 재촉하신다 ㅋㅋㅋㅋㅋ
- 여전히 회사 일이 많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종무식 이후 연말 휴가가 주어졌는데, 살짝 쉬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1월에 출근했을 때 감당해야 할 일의 양이 많고 벌써 두렵다. 그래서 어제 스트레스 받아서 출근했다. 일을 좀 미리 해둬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그래도 어찌어찌 시간은 지나간다. 이제 2021년 회고 글을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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